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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결말 해석 및 숨겨진 의미들 (스포주의)

by ♠ 잡학박사♠ 2023. 3. 13.

3월10일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2는 전세계 3위라는 기염을 토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더 글로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서 시청할 수 있는데요. 

파트1에서 학폭 피해자인 문동은의 복수가 시작되었고, 파트2에서는 김은숙 작가가 밝혔듯이 사이다, 마라맛의 복수극이 펼쳐진다고 예고하여 파트2를 기다리는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바 있습니다. 

떡밥의 여왕이라는 김은숙 작가인만큼 파트1에서의 떡밥을 파트2에서 모두 회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초미의 관심사였는데요.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기 보다는 추측의 여지를 던져주는 작가의 스타일답게 많은 이야기를 담아낸 파트2가 아니었나싶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은 더 글로리가 결말까지 공개되었음에도 결말에 대한 해석과 다양한 숨겨진 의미를 찾아다니기 바쁜데요. 친절하게 설명해주진 않았지만, 그 비유된 표현들을 통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숨은 의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더 글로리 결말 해석 및 숨겨진 의미

1. 박연진의 엄마 홍영애

박연진이 금수저인것은 알겠지만 아빠의 존재도 나오지 않고 엄마라는 사람도 점집을 수시로 드나드는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의아함을 자아냈던 박연진 집안입니다. 

박연진의 엄마 홍영애는 분명 돈이 많은 갑부같아 보이는데요. 중간중간 보이는 장면들로 추측하건데 그녀는 성매매 알선을 통해 돈을 번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가 드나드는 점집은 일반적인 곳과는 달리 젊은 여성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죠. 이 젊은 여성들은 액운을 막아준다는 명목으로 고위층 남자들에게 몸을 팔고 있습니다. 그녀의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형사 신영준이고 그는 여동생의 명의로 모텔사업을 하고 있죠.

문동은 학폭의 주요 가해자인 박연진의 배후에는 그녀의 엄마 홍영애와 무당이 있습니다. 박연진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이들도 온전히 놔둘수는 없지요. 사실상 악의 시발점이라고도 볼수 있으니까요. 박연진이 학폭을 저질렀을때 박연진의 엄마는 일반적인 엄마가 그러하듯이 자식의 잘못을 뉘우치게 하기는 커녕 박연진의 몸에 소금을 뿌리고 피해자인 문동은을 자퇴하게 만들었죠. 윤소희를 죽게 만들었을 때도 자살로 보이도록 덮었습니다. 홍영애는 박연진을 진정한 악인으로 만든 잘못이 있고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채로 살아가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 그녀가 그녀의 딸을 과연 모성애로 감쌀 수 있을까요? 박연진이 엄마로부터 버림을 받는 것이야말로 박연진에 대한 제대로된 복수가 될 수 있겠죠.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않고 홍영애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딸을 버리는 선택을 합니다. 연진에게 'ㅇ'이 들어가는 친구 조심하라고 했던 엄마인데, 사실 이름에 'ㅇ'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사람은 본인이죠. 

2. 무당

성매매가 목적이 되어 은밀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점집의 무당이지만, 박연진과 그녀의 엄마 홍영애에게는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듯 합니다. 두 모녀는 힘든 일이 있을때면 점집을 찾아서 쉬고는 하는데요. 

문동은이 이 무당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무당 또한 돈이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입니다. 박연진이 보는 앞에서 큰 굿판을 벌이고 피해자 윤소희가 빙의된 듯한 연기를 펼칩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분명 문동은의 사주를 받고 박연진에게 겁을 주기 위해 벌이는 굿판인데, 윤소희가 빙의되었을때 하는 대사들이 너무 디테일하죠. 

또한 빙의가 풀렸을때는 문동은 옆을 주시하면서 온몸에 화상자국에 머리가 깨진 귀신을 봅니다. 영락없이 윤소희입니다.  

신빨이 떨어진 무당이긴 하지만 진짜로 윤소희의 영혼에 빙의되었고, 윤소희를 보았다고 해석되는데요. 그래서 그 무당은 신의 노여움을 사 벌전을 받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더 글로리 드라마에서 '신'과 '종교'에 대한 주제는 저변에 깔려있습니다. 김은숙 작가는 "한 팬의 글 중에 '신을 믿는 자'와 '신을 믿지 않는 자의 싸움'이라는 게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세팅해서 엔딩까지 끌고 간거다. 그걸 정확히 맞히셨더라. 연진이네는 샤머니즘, 사라네는 기독교, 혜정이는 불교이지만 동은이는 신을 믿지 않는다. 그렇지만 파트2를 보면 '신은 있구나'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동은은 '신은 내 편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곤 했지만, 드라마의 후반부로 가면 '소희가 나를 재운 것 같다'라는 말이라든가 무당이 벌전을 받고 죽는 장면, 목사인 사라의 아버지가 횡령으로 감옥에 감으로써 벌을 받는 장면, 박연진의 엄마가 점집에 누워자는데 부적이 얼굴위로 떨어지는 장면을 보면 신은 정말로 있구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3. 하도영 

하도영이 누구편에 서게 되는지가 파트2에서 궁금했던 부분중 하나였습니다. 체면을 중시하는 나이스한 개새끼인 하도영이 굳이 피해자의 편에 서서 복수를 도울 것인가 의문스러웠던 것이죠. 문동은에게 끌리는 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문동은을 위해 위험까지 감수할 인물로는 보이지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도영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도적인 캐릭터입니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 관찰자로서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인물입니다. 

역시나 그의 선택은 피해자의 편도 가해자인 박연진의 편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오로지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딸을 보호하는 선택을 합니다.

하도영의 집안에 대해서는 드라마에서 자세히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도영의 엄마를 통해 어느정도 유추가능한데요. 그녀가 우리 도영이는 젖먹던 힘까지 끌어다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 것이라든가, 그녀 자체가 고위층 사모의 우아한 분위기가 아닌 저렴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박연진도 은근 그런 시어머니를 깔보는 모습이죠.그리고 골프장에서 하도영의 엄마를 '아들이 재평건설 사장님이야'라고 소개하는 부분도 그녀는 재평건설의 회장사모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에서 하도영을 고위층의 직계 자손이 아닌 첩의 자식으로 추측해 볼수도 있는데요. 만일 그의 출생이 그렇다고 한다면 김은숙 작가가 하도영이 '인생에서 가장 크게 하락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한 부분과 비교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도영은 그냥 혈연관계를 통한 것이 아니라 젖먹던 힘까지 끌어다가 재평건설의 사장이 되었고 연예인을 아내로 두었습니다.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것을 위해 애쓰면서 살았던 인생인데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졌죠. 자신의 딸조차 진짜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과 마주하면서요.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도영은 감정을 폭발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등바등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자신과는 달리 잘못을 하고도 뻔뻔함을 보이는 박연진 앞에서는 분노를 드러내죠. 결국 딸아이 하나도 지키지 못하는 그녀의 모성애에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 

하도영은 서자로 태어나 핏줄이지만 핏줄보다 못한 삶을 살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는 피한방울 섞이지않은 예솔이를 자신의 딸로 지켜내지요. 그 과정에서 예솔이와 피로 엮여있는 전재준을 제거합니다. 그는 이제 완전하게 핏줄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하도영에게 문동은은 계속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자신이 선택하며 살았던 삶과는 달리 문동은에게만큼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흑돌도 양보당하고 바둑게임에도 집니다. 삼각김밥을 먹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에는 먹는 모습도 보이죠. 

4. 눈과 그림자

이 드라마에서 눈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눈'은 '문동은'을 상징하는 매개체입니다. 문동은의 복수가 본격적으로 치달을 때 항상 눈이 내립니다. 

반대로 '해'는 박연진을 상징하는데요. 박연진은 자신의 인생은 '백야'였다고 말하기도 했죠. 

마지막화 마지막 장면에서 문동은과 주여정은 마지막 복수를 위해 지산교도소로 들어갑니다. 이때 해가 반짝하던 날씨가 구름에 가려 그늘이 지는데요. 날씨를 바꾸는 것은 과학일수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 신의 개입을 의미합니다. 이 드라마에서 '해'가 가리고 그늘이 드리워졌다는 것은 신이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뜻으로 보이네요. 

그들은 그들에게 닥친 시련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로 들어가기를 주저하지 않죠. 이제는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에 그들의 발걸음은 힘찹니다. 

5. 시즌2 

주여정의 마지막 복수가 완성되지 않았기에 시즌2를 예고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요. 아직 시즌2에 대한 어떠한 발표도 없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의 전개로 보았을때 모든 복수가 끝났고, 주여정의 복수 또한 문동은의 방식대로 치러질거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데요.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시즌2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일 시즌2 제작이 확정된다해도 이미 세팅이 모두 끝난 복수는 시시하게 느껴질수도 있겠네요. 

그렇다고 해도 열린 결말은 시즌2 제작을 기대하게 만드는데요. 가해자중 여자3명은 아직 살아있다는 점, 문동은의 팔에 '악마의 나팔꽃'이 문신되어 있었다는 점, 동은이 현남에게 '이모님 구합니다. 연락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낸 점, 주여정의 복수가 끝나지 않은 점 등이 남았으니까요.

6. 이사라와 뱀

이사라가 약에 취해 쓰러져있을때 교회 벽에 그려져있는 뱀이 살아서 나오는 장면은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기독교에서 뱀은 인간에게 원죄를 짓게 만든 사탄입니다. 이사라의 눈에 보이는 뱀은 손명오의 다리에 그려져있던 문신 속 뱀입니다. 

이사라에게 손명오는 사탄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마약공급책인데다가 자신의 치부를 끄집어낸 사람이죠. 굳이 약쟁이의 시선으로 보는 뱀을 넣을 필요가 있었나싶은 의문점이 들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이렇게 환각속에서도 뱀(사탄)이 된 손명오를 본 이사라에게는, 손명오와 자신이 부적절한 관계를 가질 때의 영상이 공개된 것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사라는 박연진이 공개했을거라고 확신하지만, 결국 옆에서 약올리며 웃고있는 최혜정의 목을 연필로 찌르고 체포되게 되지요. 이 사고로 최혜정은 말을 못하는 벌을 받게 됩니다.

7. 임신한 윤소희

18년전 사망후 냉동상태로 보관된 윤소희의 사체가 임신상태인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죠. 임신사실이 윤소희의 죽음을 자살로 판명나게 하는데 중요한 증거로 채택되었을 것입니다. 

이 아이가 누구 아이인가하는 추측을 해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전재준의 아이일거라 예상합니다. 전재준은 여자를 보면 사족을 못쓰는 개쓰**이니까요. 문동은도 전재준에게 성폭*을 당했을거라 예상되는 장면들도 있습니다. 다른 가해자들을 대할때보다 전재준과의 첫 대면 때 유난히 두려워하고 구토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죠. 

현재까지도 전재준은 아무 여자와 관계를 하는 개쓰**입니다. 예솔이를 키울 여자가 필요하다면서 최혜정을 이용하기도 하죠. 전재준은 여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핏줄로 집을 짓는 인물입니다. 핏줄인 예솔이에게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이기도 하죠. 

8. 바둑

이 드라마에서 바둑은 문동은이 하도영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배우는 게임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바둑은 집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상대의 집을 조금씩 부숴가며 자기걸로 만들면 이기게 되는 것이죠. 집을 뺏긴다는 것은 패배를 의미합니다.

바둑의 규칙과 마찬가지로 피해자였던 문동은은 가해자들로부터 집을 침범당하고, 문동은이 복수를 시작할때도 박연진의 집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집을 구합니다. 

자신의 영역인 집안에서 폭행을 당하는 현남, 자신의 영역인 병원에서 아버지가 살해된 주여정, 엄마에게조차 복수의 은신처인 집을 뺏긴 문동은은 그런 의미에서 패배자이고 피해자입니다. 이 드라마는 그들이 자신의 영역을 찾아나가는 과정입니다. 

바둑판위에는 흑돌과 백돌만 있습니다. 흑백만이 존재하죠. 이 드라마에서 캐릭터는 선과 악, 평면적으로 그려져있습니다. 악한 캐릭터들이 왜 악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없습니다. 이것은 시청자들이 악인에게 절대 공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하도영은 바둑게임으로 상징되어지는 인물입니다. 자신의 영역은 어떻게든 지켜내는 사람이고 그 수단은 항상 '돈'이었죠. 원하는 걸 얻기에 돈이 가장 쉽다고 말합니다. 시스템의 붕괴를 혐오하는 그에게 문동은의 복수방법은 용납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탄수화물때문에 먹지 않는다는 삼각김밥을 먹은 것처럼 하도영은 전재준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끝내 살인을 선택합니다. 

9. 주여정과의 로맨스

혹자들은 왜 복수극에 어색하게 로맨스를 넣은 것인가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로맨스가 빠지면 문동은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모든 복수를 마치고 자신의 삶을 마감하려고 하는 동은이를 살게 하는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결국은 '복수가 아니라 사랑이었나보죠'라는 문동은의 대사에서도 알수 있듯이 이 이야기는 로맨스입니다. 겨울은 너무 물이 차니까 봄에 죽자는 말은 봄에 피자는 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다음 복수는 연두색 새잎이 푸릇푸릇한 봄에 피어납니다. 지산교도소로 들어가는 둘은 서로에게 '사랑해요'라고 말합니다. 이건 복수가 아닌 사랑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전의 복수는 추운 겨울에 이루어졌지만 이제 더이상 문동은은 '눈'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살릴 칼춤을 추게 될 거고 비단나비의 날개짓을 하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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